마일리지는 많이 남아 있는데 그냥 반납하기엔 내 차도 아니지만 아깝기는 하고, 그런데 이런 리스 차를 팔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미국 중고차 전문 업체인 카맥스 (Carmax)에서 3년 리스한 차를 팔고 $2,100을 벌었는데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리스 차를 팔고 돈을 벌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리스 계약 만료 전 상태가 좋은 자동차는 팔 수 있다!
학생 때 부모님께서 중고 현대 엘란트라를 만불 주고 사주신 적이 있는데요, 2년도 채 안된 차를 카맥스에서 되팔려고 했을 때 감정가로 2천 불을 제시해서 엄청나게 화가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기억 때문에 카맥스를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이번 기회에 카맥스를 좀 더 신뢰할 수 있게 되었고 리스 계약 초기에 들어가는 돈도 회수할 수 있는 걸 알고 너무 만족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느라 3년간 몰고 다니던 2018년형 도요타 캠리에 아직 7,000마일이나 남아있었고 그냥 반납하자니 너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본 결과 오히려 돈을 받고 리스 계약도 처리해 주고 DMV에서 차량이전 페이퍼 워크까지 해준다는 말을 듣고 카맥스를 다시 찾아갔습니다.
물론 모든 리스 차를 다 팔아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다음 조건을 충족하여야 합니다.
- 중고차 시장에서 잘 팔리고 가격을 높게 쳐주는 브랜드여야 된다.
- 겉으로 보기에 상태가 좋고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이나 모델이어야 한다.
- 마일리지가 적을수록 높게 받을 수 있다.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차는 일본차, 그중에서도 도요타입니다. 한국에선 반일감정으로 인해 일본차를 몰고 다니면 티켓도 많이 받고 피해도 많이 본다는데 실이익을 따지는 소비자 입장에서 굳이 일본차를 기피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한국차도 경쟁력이 좋아져서 중고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된다고 하던데요, 아직 일본차의 브랜드 파워를 따라가지는 못하는 걸로 보아 조금은 씁쓸하기도 합니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BMW나 벤츠같은 독일차의 경우에도 중고차 가격은 그다지 높지 않은 걸로 아는데요, 아우디 같은 경우 리스차를 되팔거나 하는 게 안될 수도 있다고 하니 계약서를 자세히 읽어봐야 됩니다. 다음은 카맥스로 무작정 달려가기 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는지 Step-by-Step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 리스 계약서를 자세히 읽고 Buy-Out Price를 찾는다. 계약상 제삼자에게 차량을 매도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 카맥스나 중고차 업체에 의뢰해 중고차 가격을 ;알아본다. Buyout Price보다 높다면 팔 수 있다.
- 차의 상태를 점검하고 엔진 라이트나 다른 경고등을 꺼 놓고 차를 잘 닦아 놓는다.
계약서 자세히 읽고 중고차 시세 알아내기
리스가 끝날 무렵이면 리스 차를 아예 사버리지 않겠냐는 이메일이 옵니다. 딱히 좋아하던 차도 아니고 새 차를 또 몰아보고 싶다면 이제부턴 반납할 걱정도 하지 마시고 그동안 몰면서 생겼던 스크래치나 덴트도 걱정하지 말고 팔아버리면 됩니다.
저의 경우 2018년에 새로 출시된 도요타 캠리 모델에 상당히 불만이 많아서 타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반납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리스 계약서 (Lease Agreement)에 보면 Buyout Price 또는 Purchase Option이라는 게 나옵니다.
계약된 기간 (Lease Term)이 끝나면 차를 반납하거나 살 수 있는데 계약 초기에 미리 가격을 정해줍니다. 딜러쉽도 바보가 아니고 그동안 수많은 계약으로 축적된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계약된 마일리지를 다 채우면 나오는 중고차 가격 정도로 책정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계약된 마일리지를 다 채우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새 차인 거죠. 그래서 실제로 중고차 시세가 Buyout Price보다 높게 나옵니다. 그 차익만큼 챙길 수 있는 거고요. 게다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캠리 같은 모델에 흰색이나 실버로 무난한 색이라면 더 높게 받을 수 있습니다.
카맥스나 캘리 블루 북 같은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차량 정보를 넣으면 이렇게 중고차 시세가 나옵니다.
출고 상태의 컨디션이라면 저 가격으로 시장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는 말인데요, 카맥스는 시세만큼 제시해 주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블루 북에서 2018년 캠리 XSE는 2만 불 이상 거래가 되고 있는데 비해 카맥스에선 그 보다 훨씬 낮은 $18,800을 제시했죠. 더 많은 수익을 내려면 사실 개인 거래가 좋습니다만 저 같은 경우는 반납 당일에 거래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 그냥 진행했습니다, 일반 딜러쉽이나 중고 차상에서도 리스 차를 팔면 훨씬 더 많은 차익을 낼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카맥스에 가서 네고하기
일단 카맥스에 리스 차를 끌고 가서 무작정 팔겠다고 하면 안 해주려고 할 겁니다. 계약을 했던 딜러쉽에 신분조회도 해야 되고 전화도 해야 되기 때문에 귀찮아서 그런 거 같은데요, 여기서 팁은 처음부터 리스 차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물어보기 이전엔 내 차 인척 하고 감정을 하러 왔고 팔러 왔다고 말을 해야 됩니다.
일단 차를 팔러 왔다고 하면 감정을 해야 되는데 하루에도 수 백 명씩 찾아오기 때문에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도착해서 거래를 마치고 돈을 수령 하기까지 총 4시간 정도를 소비했는데요, 미국 사람들은 워낙 일을 천천히 하기 때문에 반나절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으셔야 됩니다.
감정이 끝나면 감정서를 주고 어떻게 하고 싶냐고 물어볼 겁니다. 이제 리스 차인 걸 밝히고 리스 페이오프 (Lease Payoff)를 하고 싶다고 말하세요. 그러면 오피스로 데려갑니다.
감정서를 받고 오피스에서 딜러쉽 정보와 신분증을 내고 기다리면 파이낸스 컴퍼니와 카맥스 그리고 본인 간의 3자 전화 통화를 합니다. 여기서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고 어느 딜러쉽에서 어떻게 리스 계약을 했는지 정도 물어봅니다. 전화가 끝나고 한 시간 정도 기다리면 돈을 수령받을 수 있고 거래가 종료됩니다.
저의 경우는 도요타에서 파이낸스를 받았는데 은행에서 파이낸스를 받았다면 그 은행과 전화를 해야 할 겁니다.
리스 차를 팔고 난 후
이렇게 매도 거래가 끝나고 카맥스 직원에게 물어봤는데요, 카맥스가 직접 DMV에서 차량 타이틀 이전을 해주고 차량을 양도했기 때문에 모든 법적 책임도 함께 이전이 되어 돈만 받고 그냥 집에 오시면 됩니다. 정 불안하다면 저처럼 딜러쉽에 전화를 해서 카맥스와 리스 페이오프를 했다고 통보를 하면 됩니다.
이렇게 리스 차를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는데요, 이 돈으로 새 차를 계약할 때 쓰면 됩니다. 이번 해에도 차를 많이 쓰지 않아서 또 팔 수 있을 거 같은데요, 다음에는 여러 군데에 알아보고 더 높은 가격에 팔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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