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2019년 팝업스토어로 인기를 끌었던 인앤아웃 햄버거의 가격으로 미국 물가의 변화를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인앤아웃 버거 하나 만으로 미국 전체의 물가 상승률을 분석할 수는 없지만 값싸고 퀄리티 있는 음식으로 서민들에게 항상 인기가 있었던 만큼 대략적인 미국 물가 변화의 기준으로 보기에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마치 대한민국 서민의 대표 식품 삼양라면이 1963년 10원에서 출발했던 것처럼 제가 미국에 살았던 지난 16년간 인앤아웃 햄버거의 가격 변화를 보며 갈수록 물가가 빠르게 오르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금융 관련 뉴스를 찾아보면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있다고 나오는데요, 마트에서 장을 볼 때나 항상 동네 근처에서 사 먹던 싼 음식을 사 먹을 때 가장 잘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인앤아웃 버거의 가격은 16년간 70~80% 올랐다
저는 인앤아웃 버거를 너무 좋아해서 적어도 몇 개월에 한 번은 꼭 사 먹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메뉴판에 적힌 가격을 사진 찍어서 소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돌아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패스트푸드 레스토랑보단 싸지만 물가도 많이 올르고 LA의 판매세 (Sales Tax)도 많이 올라 세트메뉴로 시켜먹으면 더 이상 값싼 음식이 아니게 되었더라고요.
참고로 미국에선 '세트메뉴'라는 말은 없습니다. 대신 'Meal'이라고 하고 햄버거 단품만 시키려면 'Sandwich only'라는 말을 합니다.
2006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인앤아웃 버거를 먹어보고 이렇게 맛있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햄버거가 값도 싸다니 하면서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렇게 사진도 한 번 찍어봤죠. 참 철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이었습니다.
2006년에 고기 패티 한 장에 치즈가 없는 일반 햄버거의 가격은 $1.60이었습니다. 그리고 고기 패티 두 장에 치즈도 두 장 들어간 더블더블의 경우 $2.25이었지요.
2013년, $1.60에서 $2.10으로, $2.25에서 $3.40으로
7년이 지나 2013년에는 더 이상 1불 단위의 햄버거 메뉴는 없고 드디어 더블더블의 가격도 3달러 중반 때로 진입을 합니다. 셰이크는 36센트가 올랐고 반면에 미디엄 사이즈 드링크의 경우 5센트 밖에 안 오른 걸 볼 수 있습니다.
LA의 판매세율이 2006년에는 8.25%였지만 2013년 이때부터 9%로 진입을 하면서 음식을 사 먹으면 대충 10%를 더하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값싼 햄버거의 경우 몇 센트 차이에 불과하지만 단가가 높은 물건을 살려면 10%의 판매세가 너무 가혹하게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리스를 할 경우 매월 리스비가 $300이 나온다면 $30이나 세금으로 내게 되는 거지요.
2018년, 햄버거는 $2.50, 더블더블은 $3.95
다행히 2017년과 2018년에는 가격 변동이 없었지만 핫 코코가 메뉴에 추가되고 칼로리 정보가 나오게 되었네요. 제가 좋아하는 콤보는 더블더블이랑 초코 셰이크와 감자튀김인데 이렇게 먹으면 칼로리가 무려 1,700이나 됩니다. 아무래도 인앤아웃 버거를 자주 먹는 건 좀 자제해야겠어요.
2018년 LA의 판매세율은 9%에서 9.5%로 오르게 되었고 이제부터 인앤아웃은 길거리의 노숙자들이 사 먹기에 부담스러운 음식이 됩니다. 2006년에 햄버거 세트메뉴를 시키면 판매세를 합해서 $3.80을 냈지만 10년 뒤에는 두 배가 오른 $6.70을 내야 됐지요.
2021년, 햄버거는 $2.75, 더블더블은 $4.45
최근 몇 달 전에 저도 화이자 백신을 맞았는데요, 미국 백신의 보급으로 방역 규칙이 완화된 이후로 다시 인앤아웃에 가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2불에서 3불 사이로 기억했던 더블더블의 가격이 $4.45로 오른 걸 보고, '아 이제 인앤아웃도 더 이상 아주 값싼 음식이 아니구나'라고 생각을 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햄버거 세트메뉴를 시켜 먹으면 판매세를 합해 $7.30을 지불해야 되는데요, 2006년 더블더블 세트메뉴보다도 3불이나 더 비싼 걸 생각하면 정말 많이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전에는 인앤아웃이 맥도널드보다 훨씬 저렴했는데 이제는 어느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을 가도 가격이 비슷합니다.
2019년 강남구 팝업 스토어에서 햄버거 세트메뉴를 7천 원에 팔았다고 하는데요, 위에서 본 것처럼 미국에서도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아직도 저 가격에 미국에서 판매하는 버거와 비슷한 퀄리티로 한국에서 장사를 한다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래도 한국이 인건비는 미국보다 싸기는 하지만 높은 임대료에 수입에서 유통까지 평균 2~3주가 걸리는 미국산 냉장육을 쓰기엔 '얼리지 않은 신선한 재료'만 쓴다는 인앤아웃의 철학에도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미국 인앤아웃 햄버거로 대략적인 미국 물가의 변화를 알아봤는데요, 다음번에 장 볼 때 흔히 사는 음식이나 물품의 가격도 한번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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