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거래된 평균 집값은 90만 달러로 한화로는 약 10억 원입니다. LA같은 미국 대도시에 오면 영화에 나올법한 아름다운 단독주택에 누구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 분들에게는 조금 놀라운 뉴스일지 모르겠네요. 높은 연봉을 받는 건 힘들지만 갈수록 고공행진하는 LA의 부동산 가격을 보면 한숨만 나오는게 현실이지요.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이 요즘 한국의 20~30세대에게 가장 민감한 이슈이듯 저도 LA에 사는 30대 직장인으로서 주택 가격에 관심이 많은데요, 이번 포스트에선 LA의 집값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의 아파트, 콘도, 하우스의 차이점은?
LA 집값을 말하기 이전에 미국에서 말하는 아파트, 콘도, 하우스 등 용어에 대한 차이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 아파트 (Apartment)
- 콘도 (Condominium)
- 하우스 (Single-family home)
기본적으로 아파트 (Apartment)라 불리는 집의 형태는 한국의 주거 형태처럼 고층아파트 일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4~5층 정도 되는 월세로만 살 수 있는 주택입니다. 많은 블로그의 포스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미국에선 전세의 개념은 없고 두 달치 정도의 보증금 (Security Deposit)을 내고 최소 1년 계약으로 다달이 집세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LA에서 렌트 내고 산다고 하면 대부분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콘도는 Condominium의 약자로 월세로 사는 아파트와 달리 매매 계약을 하고 소유할 수 있는 개념인데 한국의 아파트나 빌라가 이에 해당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미국 LA에 있는 대부분의 아파트와 콘도는 고층 빌딩은 거의 없고 낮은 층수의 건물로 세입자들의 관리비로 운영이 되며 관리비 (HOA: Homeowner's Association Fee)를 달마다 반드시 입금해야 되고 여러 세대가 벽을 마주하고 살기 때문에 단독주택보다는 집값이 평균적으로 낮습니다.
단독주택은 Single-Family Home이라 불리며 일반적으로 미국 영화에 흔히 나오는 마당이 있고 개인 차고가 있는 주택인데요, 집주인이 따로 관리와 보수를 해야 되지만 넓은 부지에 내 땅과 내 건물을 소유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편이라 콘도보다 월등히 비싸고 유지비도 만만치 않은 편입니다. 미국에 이민자로 와서 이런 마당과 차고가 딸린 집을 사는 것이야말로 아메리칸드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현재 진행형이지만 저도 아직 이루지 못한 꿈입니다.
LA 베벌리힐즈의 초호화 저택에 가보다
LA 카운티라고 하면 다음 지도에 나온 영역들을 포함하는데요, 동네마다 특색이 다 다르고 인종 구성과 소득 수준도 천차만별입니다. 한인들이 코리아타운에 많이 살 거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사실 코리아타운은 타인종이 더 많이 살고 치안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 돈 좀 있는 사람들은 핸콕팍 (Hancock Park) 이라든지 웨스트 LA 같은 지역에 많이 삽니다.
저의 블로그 명 Larchmont도 핸콕팍에 있는 유명한 거리에서 따온 이름으로 이 동네에서 단독주택을 마련하고 싶은 제 마음을 반영한 이름이에요.
한국에서도 우리가 흔히 들어본 베벌리힐즈나 벨에어 같은 곳은 할리우드 스타들도 사는 곳이니 만큼 집값에 있어선 상한선이 없습니다. 2021년 지난 한달간 팔린 집값의 중간값이 310만 달러로 35억 원인데, 서울의 평균 집값이 아무리 비싸다고 해도 강남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가 아니라면 서울의 웬만한 집을 판 돈으로 이런데 와서 살기에는 어려울 듯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알던 친구의 아버지가 성공한 한인 이민자였는데 집에 놀러 오라고 해서 베벌리힐즈 산길을 따라 쭉 올라갔더니 무성영화 시대 한 유명 배우가 살았다던 400억 원짜리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스무 개가 넘는 방과 올라가도 끝이 안보이던 복도와 계단, 축구장만 한 정원과 수영장, 그리고 귓속말도 울려 퍼지는 높은 천장이 있던 로비를 보고 부러웠던 기억이 있는데요, 당시 제 가족이 살고 있던 월세집만큼이나 컸던 부엌과 코스트코 냉동 코너만큼 크던 여러대의 업소용 냉장고에 꽉 들어찬 음식들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사실 베벌리힐즈에는 이런 집들이 많은데요, 아마 그런 집은 죽었다 깨어나도 살기 어렵겠지요?
그럼 저 같은 서민의 입장에서 어차피 그런 집은 꿈도 못 꾸니 평균적인 LA 집값은 어떨지 볼까요?
LA 카운티에 위치한 콘도나 하우스의 평균 집값은 9백만 불, 9~10억 원이다
다음은 미국의 부동산 웹사이트 Redfin에 나온 표로 LA 카운티 안에서 2021년 지난 한 달간 팔린 집들의 중간 가격이 90만 불로 한화로 환산하면 10억 원 정도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집값 상승률도 작년에 비해 23.3%정도 올랐다고 하네요.
물론 10억만 내면 집을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집을 살 때 들어가는 수많은 비용을 포함하자면 집값의 2%~3% 정도 계산을 해서 예산을 짜야 됩니다. 중개료는 매도인이 부담하기 때문에 주택을 구입할 때는 기타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 않지만 비싼 집 일수록 많은 돈이 들고 나중에 집을 팔때 기본 3.5%~5% 하는 중개료와 LA 카운티에 매년 납부하는 1.3%의 보유세도 생각해봐야 됩니다.
LA에서 현실적으로 살고 싶은 동네의 주택의 집값은 싸지 않다
일반적으로 LA에 사는 한인들이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좋은 동네는 위의 지도에서 볼 때 녹색 테두리 부분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치안도 좋고 교통도 편한 동네인데요. 남쪽과 동쪽으로 갈수록 집값이 싸고 바다 근처와 산에 있는 집값은 비싸고 북쪽의 산을 넘어가면 또 교통이 불편합니다. 흔히 밸리 (Valley)라고 부르는 이 지역에도 집값이 비싼 동네가 많지만 LA로 출퇴근을 하려면 1시간 이상 고속도로에서 파드캐스트를 들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정말 LA에서 우리가 살고 싶은 동네에 오늘 날짜에 나와 있는 매물의 가격을 보겠습니다. 750 sqft (20평) 이상 1750 sqft (50평) 미만 방 두 개로 조건을 달고 LA 중심 지역인 '미드-윌셔'에 위치한 집값을 알아봤는데요, 매물 가격은 대충 이렇습니다.
대충 봐도 마당에 차고가 딸린 단독주택의 경우 150만 달러 이상으로 15억 원이 넘어갑니다. 월급쟁이가 다달이 벌어 언제 저런 집을 장만하느냐 생각해보면 까마득합니다. LA는 전세도 없고 높은 월세의 아파트와 높은 관리비에 유지도 잘 안 되는 다 무너져 가게 생긴 콘도들을 보자면 단독주택 마련이 투자가치를 생각하자면 정답인데요, 고가의 집일수록 더 높은 비율로 집값이 뛰고 저가의 집일수록 물가상승률 정도만 오르기 때문에 LA에서 단독주택 마련은 앞으로 갈수록 더 비현실적인 목표가 되어갈 것만 같습니다.
조금은 암울할 수도 있지만 저는 긍정적인 사람이므로 언젠가는 저도 이 블로그에 LA에서 저만의 단독주택을 마련하는 포스트를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고 꿈꿔봅니다. 미국에서 주택을 매매하는 과정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했는데요, 필요하신 분은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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